세계를 만드는 방법 #한국사회 #들여다보다 #해체하다 #쌓아올리다 / 손아람
301.0951 손61ㅅ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소개
하루하루 한국 사회를 버텨 내며 쌓아 올린 삶의 기록들!
《디 마이너스》, 《소수의견》 등 실제 현실에 기반을 둔 선 굵은 서사로 강렬한 감동을 전해온 손아람 작가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 사회를 살아 내며 직접 보고, 듣고, 겪고, 느껴온 풍경들을 가감 없이 담아낸 『세계를 만드는 방법』. 글을 쓰고, 현장에 참여하고, 언젠가부터 현실의 목소리를 키워 오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이 세계를 구축하고, 파괴하고, 또다시 만들어 가는 모든 풍경을 펼쳐 보인다.
총 다섯 개의 부로 나누어 한겨레, 경향신문, 씨네21 등에 연재한 칼럼을 역순으로 정리해 지금 여기 가장 가까운 이슈에서 2010년 전태일 40주기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에 일어난 위태롭고, 뜨겁고, 절실한 장면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작가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비판적 저항, 공감과 연대로 단단하게 쌓아 올린 8년간의 기록들을 통해 이 세계를 만드는 각각의 방식과 시선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비판적 저항, 공감과 연대로 단단하게 쌓아 올린 8년간의 기록들은 이 세계를 구축하고, 파괴하고, 또다시 만들어 가는 모든 풍경이다. 손아람 작가는 기꺼이 우리 시대의 시시포스가 되기로 자청한 것은 아닐까. 올곧은 시선으로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고, 때로는 해체하고, 포기와 절망에 휩싸여도 다시, 묵묵히 글쓰며 세계를 지어 올리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무엇을 성찰하고,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아야 할지 함께 생각하게 될 것이다. 바로 그것이, 지금 우리가 세계를 만든다는 명확한 징표 아니겠는가.
글을 쓰는 순간마다, 내가 언어로 우리 세계를 만들어가는 중이라 생각하려 애썼습니다. 내 언어의 능력에 대한 의심이 들 때는 이런 식으로 생각해보았습니다. 나, 그리고 내 생각 역시 이 세계의 일부다. 내 생각을 만든 것은 다른 누군가의 언어였다. 그렇다면 내 언어는 어떤 일을 하게 되겠는가? 이 책에 담긴 말들이 바로 그 ‘어떤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어의 역할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는 데 일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그런 식으로 세계를 만들어왔고,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세계를 만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_‘나가는 글’에서
“생각하라, 불복종하라!”
정상/비정상 궤도를 이탈하여 궁극적 삶에 다가가는 손아람 작가의 첫 칼럼집
『디 마이너스』『소수의견』 등 선 굵은 서사로 강렬한 감동을 전해 준 손아람 작가가 언젠가부터 ‘현실의 목소리’를 키워 오고 있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살아왔을 법한 손아람 작가가 소외와 억압에 대해, 불평등과 차별에 대해, 여성에 대해 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지 새삼 궁금해진다. 어찌 보면 손아람 작가는 (남들이 보기에 안정적인) 삶의 궤도를 일탈하며 자신의 영역과 존재감을 확장해 왔다고 볼 수 있다. 명문대 재학생, 뮤지션, 소설가, 그리고 페미니스트. 이렇게 간단히 정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손아람 작가는 정상 궤도를 끝없이 이탈하면서 지금 여기의 가장 절실하고 위태로운 목소리에 가까이 다가갔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동안 손아람 작가가 써 온 소설들은 실제 현실에 기반을 둔 이야기들이다. 『디 마이너스』는 서울대 미학과에 다니는 주인공의 시선으로 용산 참사를 포함하여 1990년대에서 2000년대로 넘어가는 근현대사 십 년을 그려 ‘하이퍼 리얼리티’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소수의견』은 강제철거 현장에서 일어난 두 젊은이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이 무엇인지 세심하게 파헤치는 소설이다. 2014년 이후 현재까지 장편소설 작업은 뜸한 상태지만 손아람 작가는 강연 · 방송 등을 통해 소수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행동하는 글쓰기’를 몸소 증명해 내고 있다. 또한 정치·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논픽션 작업이나 참신한 아이디어를 담은 기획 에세이 등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또렷하게 전하고 있다.
문득 궁금증이 생긴다. 왜 손아람 작가는 ‘소설이 아닌’ 글을 주로 쓰고 있을까? 다음 소설을 기다리는 독자들이 손아람 작가에게 자주 건네는 질문이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그를 ‘오롯이 창작만 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소설가로서, 상상하고 창작하여 허구의 세계를 만들어 내야 하지만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그것은 결코 쉬운 일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특히 ‘촉수가 예민하게 발달한’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그러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손아람 작가는 허구의 세계가 아닌 현실 세계를 더욱 가까이 들여다보고, 목소리를 내고, 함께 분노하고 공감하면서 연대의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기꺼이 우리 시대의 ‘시시포스’가 되기로 자청하면서, 올곧은 시선으로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고, 때로는 해체하고, 포기와 절망에 휩싸여도 다시, 묵묵히 글쓰며 세계를 지어 올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세상의 훌륭한 모든 것에는 목소리가 있다고 믿는다. 기억되는 것은 오직 그 울림이다.”
비판적 저항, 공감과 연대로 단단하게 쌓아 올린 8년간의 기록
이 책은 《한겨레》 《경향신문》 《씨네21》 등에 연재한 칼럼을 역순으로 정리하여 지금 여기 가장 가까운 이슈에서 2010년 전태일 40주기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에 일어난 위태롭고, 뜨겁고, 절실한 장면들을 펼쳐 보인다. 총 다섯 개의 부로 이루어져 세계를 만드는 각각의 방식과 시선을 살펴보고 있다. 먼저 1부 ‘혐오의 세계를 바라보는 방법’에서는 혐오와 차별이 만연한 사회를 들여다보며 무엇이, 왜,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지 생각해 본다. 사실 그것은 한국사회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배타심과 배려심 사이에 위태롭게 놓인 문제들이 깔려 있다. 그리고 ‘남’의 이야기만도 아닌 것이 손아람 작가 또한 무의식적으로 학습되어 온 관념과 편견을 맞닥뜨리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돌이켜보면 살인을 그릴 때와는 달리 나는 반여성적 가치를 다룸에 있어서는 딜레마의 여지를 거의 남겨두지 않았는데,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민에 들인 시간은 정직하다. 종이 위의 활자로 떠다닐 때는 그게 그렇게 심각한 문제로 보이지 않았다. 내 각본을 읽은 여배우가 여성이 이야기에서 주변화되는 건 한국영화의 고질적인 병폐라면서 ‘연기하기에 자존심 상하지 않는 캐릭터’를 써달라고 주문했던 적이 있다. 자존심 상하지 않는 캐릭터가 뭐냐고 묻자, 그녀는 남자배우의 연기를 지켜볼 때 “나한테 저 역할을 줬어야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만드는 인물이라고 대답했다. _본문 26쪽
이야기의 중심에서 ‘신사적으로’ 배제당한 인물을 연기하는 여성 배우들을 바라보면서, 손아람 작가는 자신이 있던 장소가 바로 성차별 구조에서 가해자의 지위였다고 털어놓는다. 이처럼 작가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거리 두기’ 하는 것을 시작으로 국내 안팎에 벌어지는 인종, 장애, 젠더, 계급, 나이 등을 둘러싼 문제들을 촘촘하게 살펴보며 누구든 ‘정상/비정상’의 궤도로 욱여넣으려는 사회구조를 꼬집는다.
1부: 혐오의 세계를 바라보는 방법
‘엑스맨’이 되어보기 / 가장 불편한 차별 / Creep, 우주를 부유하는 작은 원소들 / 가해자의 지위 / 택시의 적은 택시 / 이타적 유전자 / 편견도 유전자다 / 그게 중요한가요?
2부: 절망의 세계를 마주하는 방법
그러나. 그리고. 그래서. / 100만 원 / 나쁜 자식들 / 재벌의 추억- 노동자연쇄살인극 / 굴뚝 / #내려와라 / 푸시맨 / 망국선언문 / 범주를 지키는 마지막 사물의 예-〈내성천, 물 위에 쓰는 편지〉/ 병신년(丙申年)의 신년사 / 여기선 그래도 되니까 / 결핵과 메르스의 흉터 / 핼리혜성 / 인권의 적은 누구인가? / 이 질문에 대답해보라 / 부조리할 권리 / 진짜 지옥, 가짜 지옥
3부: 거짓의 세계를 살아가는 방법
법인이 된 최순실, 다스 / 헌법 제1조 / 크리스마스 건너뛰기 / “삼성은 좋은 기업이다” / 그것은 쿠데타였다 / 인정머리 없는 놈의 행성 / 도둑맞은 책 / 일당 2만 원 / 진실은 반박당하기 쉽다 / 다 거짓말이다 / 신뢰할 만한 문제해결 / 기믹-영웅과 보통의 존재 / 보수의 탄생 / 무의식의 원리 / 지적 사기 / 언제나 거짓말쟁이 / 좌파 생명, 우파 생명
4부: 망각의 세계를 기억하는 방법
종(種)의 죽음 / 기억보다 오래된 기록-〈공동정범〉/ 탐욕 논변 / 언어의 빈자리 / 기억을 선택하는 세계 / 유권자 대이동이 온다 / 미래의 기억 / 제국의 궤변 / 논개의 전설 / 이데올로기는 역사가 없다 / 충성의 역설 / 홍콩 퍼즐 / 뇌 / 권리는 시기상조 / 사실의 발견 / 축제는 계속되어야 한다 / 꾸며진 낙원(Dressed Eden), 드레스덴(Dresden) / 이방인들의 도시
5부: 다시, 세계를 만드는 방법
국가보다 위대한 개인 / 앉을 권리 / 제19대 대통령께 / 미래의 세계 / 유토피아로부터 / 그때 내가 그 상을 받았더라면 / 신들의 황혼 / 생각하고, 불복종하라 / 보이지 않는 불평등 / 쇼 미 더 머니, 그리고 논쟁의 기술 / 눈뜬 자들의 도시 / 홀로 걷기 / 전태일 40주기, 자본주의는 진화하고 있는가
나가는 글
연표
총 다섯 개의 부로 나누어 한겨레, 경향신문, 씨네21 등에 연재한 칼럼을 역순으로 정리해 지금 여기 가장 가까운 이슈에서 2010년 전태일 40주기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에 일어난 위태롭고, 뜨겁고, 절실한 장면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작가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비판적 저항, 공감과 연대로 단단하게 쌓아 올린 8년간의 기록들을 통해 이 세계를 만드는 각각의 방식과 시선을 만나볼 수 있다.
출판사 서평
손아람 작가의 첫 칼럼집. 소설뿐 아니라 강연 · 방송 등을 통해 소수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행동하는 글쓰기’를 몸소 증명해 내는 손아람 작가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하루하루 한국사회를 버텨 내며 차곡이 쌓아 올린 삶의 기록들을 한데 모았다. 한 편 한 편의 글을 읽다 보면 지금 여기 가장 가까운 이슈에서 2010년 전태일 40주기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에 일어난 위태롭고, 뜨겁고, 절실한 장면들을 가감 없이 마주하게 된다.
‘작가’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비판적 저항, 공감과 연대로 단단하게 쌓아 올린 8년간의 기록들은 이 세계를 구축하고, 파괴하고, 또다시 만들어 가는 모든 풍경이다. 손아람 작가는 기꺼이 우리 시대의 시시포스가 되기로 자청한 것은 아닐까. 올곧은 시선으로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고, 때로는 해체하고, 포기와 절망에 휩싸여도 다시, 묵묵히 글쓰며 세계를 지어 올리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무엇을 성찰하고,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아야 할지 함께 생각하게 될 것이다. 바로 그것이, 지금 우리가 세계를 만든다는 명확한 징표 아니겠는가.
글을 쓰는 순간마다, 내가 언어로 우리 세계를 만들어가는 중이라 생각하려 애썼습니다. 내 언어의 능력에 대한 의심이 들 때는 이런 식으로 생각해보았습니다. 나, 그리고 내 생각 역시 이 세계의 일부다. 내 생각을 만든 것은 다른 누군가의 언어였다. 그렇다면 내 언어는 어떤 일을 하게 되겠는가? 이 책에 담긴 말들이 바로 그 ‘어떤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어의 역할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는 데 일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그런 식으로 세계를 만들어왔고,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세계를 만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_‘나가는 글’에서
“생각하라, 불복종하라!”
정상/비정상 궤도를 이탈하여 궁극적 삶에 다가가는 손아람 작가의 첫 칼럼집
『디 마이너스』『소수의견』 등 선 굵은 서사로 강렬한 감동을 전해 준 손아람 작가가 언젠가부터 ‘현실의 목소리’를 키워 오고 있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살아왔을 법한 손아람 작가가 소외와 억압에 대해, 불평등과 차별에 대해, 여성에 대해 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지 새삼 궁금해진다. 어찌 보면 손아람 작가는 (남들이 보기에 안정적인) 삶의 궤도를 일탈하며 자신의 영역과 존재감을 확장해 왔다고 볼 수 있다. 명문대 재학생, 뮤지션, 소설가, 그리고 페미니스트. 이렇게 간단히 정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손아람 작가는 정상 궤도를 끝없이 이탈하면서 지금 여기의 가장 절실하고 위태로운 목소리에 가까이 다가갔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동안 손아람 작가가 써 온 소설들은 실제 현실에 기반을 둔 이야기들이다. 『디 마이너스』는 서울대 미학과에 다니는 주인공의 시선으로 용산 참사를 포함하여 1990년대에서 2000년대로 넘어가는 근현대사 십 년을 그려 ‘하이퍼 리얼리티’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소수의견』은 강제철거 현장에서 일어난 두 젊은이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이 무엇인지 세심하게 파헤치는 소설이다. 2014년 이후 현재까지 장편소설 작업은 뜸한 상태지만 손아람 작가는 강연 · 방송 등을 통해 소수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행동하는 글쓰기’를 몸소 증명해 내고 있다. 또한 정치·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논픽션 작업이나 참신한 아이디어를 담은 기획 에세이 등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또렷하게 전하고 있다.
문득 궁금증이 생긴다. 왜 손아람 작가는 ‘소설이 아닌’ 글을 주로 쓰고 있을까? 다음 소설을 기다리는 독자들이 손아람 작가에게 자주 건네는 질문이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그를 ‘오롯이 창작만 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소설가로서, 상상하고 창작하여 허구의 세계를 만들어 내야 하지만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그것은 결코 쉬운 일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특히 ‘촉수가 예민하게 발달한’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그러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손아람 작가는 허구의 세계가 아닌 현실 세계를 더욱 가까이 들여다보고, 목소리를 내고, 함께 분노하고 공감하면서 연대의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기꺼이 우리 시대의 ‘시시포스’가 되기로 자청하면서, 올곧은 시선으로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고, 때로는 해체하고, 포기와 절망에 휩싸여도 다시, 묵묵히 글쓰며 세계를 지어 올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세상의 훌륭한 모든 것에는 목소리가 있다고 믿는다. 기억되는 것은 오직 그 울림이다.”
비판적 저항, 공감과 연대로 단단하게 쌓아 올린 8년간의 기록
이 책은 《한겨레》 《경향신문》 《씨네21》 등에 연재한 칼럼을 역순으로 정리하여 지금 여기 가장 가까운 이슈에서 2010년 전태일 40주기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에 일어난 위태롭고, 뜨겁고, 절실한 장면들을 펼쳐 보인다. 총 다섯 개의 부로 이루어져 세계를 만드는 각각의 방식과 시선을 살펴보고 있다. 먼저 1부 ‘혐오의 세계를 바라보는 방법’에서는 혐오와 차별이 만연한 사회를 들여다보며 무엇이, 왜,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지 생각해 본다. 사실 그것은 한국사회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배타심과 배려심 사이에 위태롭게 놓인 문제들이 깔려 있다. 그리고 ‘남’의 이야기만도 아닌 것이 손아람 작가 또한 무의식적으로 학습되어 온 관념과 편견을 맞닥뜨리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돌이켜보면 살인을 그릴 때와는 달리 나는 반여성적 가치를 다룸에 있어서는 딜레마의 여지를 거의 남겨두지 않았는데,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민에 들인 시간은 정직하다. 종이 위의 활자로 떠다닐 때는 그게 그렇게 심각한 문제로 보이지 않았다. 내 각본을 읽은 여배우가 여성이 이야기에서 주변화되는 건 한국영화의 고질적인 병폐라면서 ‘연기하기에 자존심 상하지 않는 캐릭터’를 써달라고 주문했던 적이 있다. 자존심 상하지 않는 캐릭터가 뭐냐고 묻자, 그녀는 남자배우의 연기를 지켜볼 때 “나한테 저 역할을 줬어야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만드는 인물이라고 대답했다. _본문 26쪽
이야기의 중심에서 ‘신사적으로’ 배제당한 인물을 연기하는 여성 배우들을 바라보면서, 손아람 작가는 자신이 있던 장소가 바로 성차별 구조에서 가해자의 지위였다고 털어놓는다. 이처럼 작가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거리 두기’ 하는 것을 시작으로 국내 안팎에 벌어지는 인종, 장애, 젠더, 계급, 나이 등을 둘러싼 문제들을 촘촘하게 살펴보며 누구든 ‘정상/비정상’의 궤도로 욱여넣으려는 사회구조를 꼬집는다.
목차
들어가는 글
1부: 혐오의 세계를 바라보는 방법
‘엑스맨’이 되어보기 / 가장 불편한 차별 / Creep, 우주를 부유하는 작은 원소들 / 가해자의 지위 / 택시의 적은 택시 / 이타적 유전자 / 편견도 유전자다 / 그게 중요한가요?
2부: 절망의 세계를 마주하는 방법
그러나. 그리고. 그래서. / 100만 원 / 나쁜 자식들 / 재벌의 추억- 노동자연쇄살인극 / 굴뚝 / #내려와라 / 푸시맨 / 망국선언문 / 범주를 지키는 마지막 사물의 예-〈내성천, 물 위에 쓰는 편지〉/ 병신년(丙申年)의 신년사 / 여기선 그래도 되니까 / 결핵과 메르스의 흉터 / 핼리혜성 / 인권의 적은 누구인가? / 이 질문에 대답해보라 / 부조리할 권리 / 진짜 지옥, 가짜 지옥
3부: 거짓의 세계를 살아가는 방법
법인이 된 최순실, 다스 / 헌법 제1조 / 크리스마스 건너뛰기 / “삼성은 좋은 기업이다” / 그것은 쿠데타였다 / 인정머리 없는 놈의 행성 / 도둑맞은 책 / 일당 2만 원 / 진실은 반박당하기 쉽다 / 다 거짓말이다 / 신뢰할 만한 문제해결 / 기믹-영웅과 보통의 존재 / 보수의 탄생 / 무의식의 원리 / 지적 사기 / 언제나 거짓말쟁이 / 좌파 생명, 우파 생명
4부: 망각의 세계를 기억하는 방법
종(種)의 죽음 / 기억보다 오래된 기록-〈공동정범〉/ 탐욕 논변 / 언어의 빈자리 / 기억을 선택하는 세계 / 유권자 대이동이 온다 / 미래의 기억 / 제국의 궤변 / 논개의 전설 / 이데올로기는 역사가 없다 / 충성의 역설 / 홍콩 퍼즐 / 뇌 / 권리는 시기상조 / 사실의 발견 / 축제는 계속되어야 한다 / 꾸며진 낙원(Dressed Eden), 드레스덴(Dresden) / 이방인들의 도시
5부: 다시, 세계를 만드는 방법
국가보다 위대한 개인 / 앉을 권리 / 제19대 대통령께 / 미래의 세계 / 유토피아로부터 / 그때 내가 그 상을 받았더라면 / 신들의 황혼 / 생각하고, 불복종하라 / 보이지 않는 불평등 / 쇼 미 더 머니, 그리고 논쟁의 기술 / 눈뜬 자들의 도시 / 홀로 걷기 / 전태일 40주기, 자본주의는 진화하고 있는가
나가는 글
연표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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